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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스트 오클랜드 바트(샌프란시스코 교통국·BART)역에서 한 승객이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웨스트 오클랜드 바트(샌프란시스코 교통국·BART)역에서 설치된 에스트래픽의 신청 개찰구 모습.
한국산 신형 개찰구 도입… 오클랜드 바트역에 가다
최근 방문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클랜드의 웨스트 오클 원리금 랜드 바트(BART)역. 한국의 지하철역과 확연히 다른 출입 게이트가 눈에 들어왔다. 2.6m 높이의 철문과 강화유리문으로 이뤄진 신형 개찰구가 승객들의 이동에 맞춰 부드럽게 열리고 닫혔다. 이 개찰구를 개발한 곳은 국내 대표 스마트 교통 솔루션 기업 에스트래픽이다.
퇴근 시간대였지만 개찰구를 뛰어넘거나 억지로 통과하려는 승객은 보이지 생애첫주택자금대출은행 않았다. 지하철 무임승차는 미국 대도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마치 '보이지 않는 장벽'이라도 설치된 듯 개찰구를 불법으로 넘으려는 시도 자체가 없었다.
특히 예전에 방문했던 뉴욕 지하철과는 확연히 다른 분위기였다. 뉴욕의 주요 역에서는 개찰구를 뛰어넘거나 앞사람과 붙어서 빠르게 지나가는 등 가지각색으로 무임승 생애첫전세자금대출 차를 시도하는 승객들이 흔히 목격된다.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2022년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액이 7억달러(약 1조71억원)에 달했고 지난해에는 8억달러(약 1조1510억원)까지 늘어난 것으로 추정했다.
워싱턴 DC와 샌프란시스코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미국 지하철의 무임승차 문제는 오랫동안 해결되지 않은 골칫거리다. 워싱턴 수 주식매각 도권 교통국(WMATA)에 따르면 2019년 기준 무임승차로 인한 연간 손실액은 1100만달러(약 158억원)에 달했다. 샌프란시스코의 광역도시권인 베이 에어리어(Bay Area) 일대를 운행하는 도시철도를 관장하는 기관인 바트는 매년 2500만달러(약 360억원)의 손실을 입고 있다.
미국의 대중교통 운영기관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개찰 5% 금리 구를 강화하고 경찰을 배치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지만 효과는 제한적이었다. 뉴욕 MTA는 무임승차 방지를 위해 개찰구에 스파이크 패널을 설치하는 등 다양한 대책을 도입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승객들은 여전히 개찰구를 손으로 잡고 뛰어넘거나 바닥을 기어 지나갔다.
바트는 무임승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보다 강한 물리적 장벽을 갖춘 새로운 개찰구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이를 위해 진행된 입찰에서 미국 대표 자동 요금 징수 시스템(AFC) 기업 큐빅(Cubic)을 포함한 글로벌 경쟁사들이 참여했지만 에스트래픽이 기술에서 가장 높은 평가를 받으며 최종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국내 중소기업이 미국의 대기업을 이기고 기술로 승부수를 낸 것이다.
조훈호 에스트래픽 미국 샌프란시스코 프로젝트 총괄 상무는 "바트가 요구한 개찰구의 조건에는 높이와 강도뿐만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 절감도 포함되어 있었다"며 "기존 미국 기업들이 제시한 솔루션보다 더 효율적이고 견고한 시스템을 제안해 우리가 최종 선정됐다"고 밝혔다.
에스트래픽이 공급한 신형 개찰구는 기존보다 훨씬 높은 2.6m 철문과 강화유리 도어를 적용했다. 무임승차자들이 흔히 쓰는 방식인 개찰구 점프나 바닥 통과를 차단하기 위해 800유턴(약 600kgf)의 저항력을 가진 퍼스트 오프닝 폴스(First Opening Force) 기술이 적용됐다. 조 상무는 "바트가 요구한 개찰구 조건을 충족시키려면 단순한 출입 관리가 아니라 보안성과 내구성까지 갖춰야 했다"면서 "기존 개찰구는 보안이 취약했던 반면, 우리가 공급한 시스템은 무임승차를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새 개찰구를 도입한 후 무임 승차율은 눈에 띄게 감소했다. 에스트래픽은 현재 바트 내 50개 역사 중 40% 이상을 교체한 상태다. 조 상무는 "기존 개찰구에서는 역사당 하루에도 수십 명씩 무임승차를 시도했지만, 신형 개찰구가 설치된 이후로는 그런 사례가 거의 사라졌다"며 "무임 승차율이 줄어들면서 바트의 재정 안정성이 높아지고, 장기적으로 더 많은 투자를 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에스트래픽은 2013년 삼성SDS의 교통사업 부문이 분사해 설립된 기업으로, 고속도로 및 철도 요금 징수시스템, 지능형교통체계(ITS), 역무자동화시스템(AFC), 철도 신호 및 통신 시스템을 개발·설치하는 교통 인프라 전문 기업이다.
이 회사는 설립 이후 국내외에서 다양한 교통 인프라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다. 방글라데시 최대 국책사업인 파드마대교 및 N8 고속도로의 교통 모니터링센터 및 하이패스(ETC) 구축을 맡았고 국내에서도 서울 지하철 교통카드 시스템 및 수서고속철도(SRT) 신호 시스템 사업 등을 수행했다.
미국 시장 진출은 2018년 4월 미국 자회사(에스트래픽 아메리카) 설립을 계기로 본격화됐다. 이후 2019년 7월 워싱턴 DC WMATA AFC 구축 사업을 4000달러(약 576억원)에 수주하며 미국 시장에서 첫 성과를 거뒀다. 2022년 말까지 워싱턴 DC 91개 역사에 개찰구 1300대 설치와 중앙관제센터 구축을 완료하며 미국 시장에서 실력을 인정받았다. 이후 무임승차 방지를 위한 신형 개찰구 사업(3500만달러 규모)을 추가 수주했다.
2023년에는 샌프란시스코 바트의 AFC 개찰구 사업(4700만 달러)을 수주하며 사업 확장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AFC 관련 사업 수주액만 1억달러(약 1439억원)가 넘는다. 현재 뉴욕 MTA 및 LA 메트로와 추가 계약을 논의 중이다. 미국뿐 아니라 프랑스, 스페인, 인도, 방글라데시 등 글로벌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세계 시장에서 한국 교통 기술의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조 상무는 "한국에서는 이미 AFC 시스템이 성숙한 반면 미국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라며 "미국 AFC 시장은 노후 장비가 많아 교체 수요가 꾸준하다. 에스트래픽의 목표는 바트뿐만 아니라 뉴욕 MTA, LA 메트로 등의 주요 프로젝트까지 확보하는 것이다.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해외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사진/샌프란시스코(미국)=유진아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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