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 스베틀라나 알렉시예비치, 아니 에르노, 그리고 한강. 이 책이 소개한 21명 중 4명이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나머지도 세계적 문학상 수상자 명단에서 자주 접할 수 있는 이름들이다. 왜 쓰는가. 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 여성들,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동원된 소년병들 목소리를 살려낸 알렉시예비치는 말한다. “나는 전쟁의 역사가 아니라 감정의 역사를 쓴다. 나는 사람의 마음을 살피는 역사가다.” 왜 읽는가. “소설은 가장 먼저 내 존재를 변화시킨다. 눈과 귀를 바꾸고, 당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바꾸고, 아직 걸어보지 못했던 곳으로 내 담보대출비율 영혼을 말없이 옮겨다 놓는다.”(한강의 소설 『그대의 차가운 손』에서) 승자 위주 역사에서 권력의 언어는 끝없이 망각을 강요한다. 평범한 이들의 삶은 도구로 전락하고 쉽게 무시된다. 그런 와중에 문학 읽기는 한없이 연약하고 무력해 보이는데…. 문학평론가로 출판사 대표를 지낸 저자는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알 수 없는 이 막막한 세계에서 특수관계인 문학과 함께 하는 상상의 실천만이 어쩌면 우리를 더 나은 존재로 만들어 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분량·무게 등 조금은 결심이 필요한 21권에 대해 ‘한 번 읽어보라’고 등 떠밀어 주는 책이다. 권근영 기자 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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