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피스 캠페이너 연속 기고 ①]
[미디어오늘 신민주 그린피스 지속가능한경제 캠페이너]



▲2024년 9월 19일. 폭염 경보가 울린 추석 연휴 다음날, 불타오르는 지구 사진이 띄워진 LED 전광판 앞에서 피켓을 들고 있는 그린피스 자원봉사자. 사진=그린피스



대한민국이 중요한 갈림길에 서 있는 지금, 나날이 심각해지는 기후 위기 속에 그린피스 캠페이너들의 고민과 해법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기후 위기와 생태 이슈가 언론계를 비롯해 한국 사회에서 주요 담론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이번 연재는 총 7회에 걸쳐 진행할 예 전포 한라비발디 정입니다. <편집자주>

지난해 12월부터 이어져 온 계엄령과 탄핵의 흐름 속, 그 어느 때보다 정치 뉴스가 크게 조명받고 있다. 그러나 대통령 담화, 정치인 발언, 수많은 관계자들의 반응과 각종 정치적 사건 사고 하나하나가 자극적인 제목을 달고 빠르게 기사화될수록 모두가 공통으로 믿을만한 진실이나 함께 소망하는 비전은 복수동사 점점 흐릿해져 갔다. 결과적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뿐만이 아니라 서로가 믿는 사실 자체에도 큰 격차가 존재하는 시대가 되어버렸다.
왜 더 많은 뉴스가 쏟아질수록 세상의 진실이 흐릿해져가는 것일까? 그 원인을 고민하기 위해서는 왜 시민들이 집착적으로 정치 뉴스를 보게 되었는지 고려해야 한다. 시민들은 지금의 위기를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하는 디딤돌 수학 지, 어떻게 세상을 살아 나가야 하는지 알 수 없어 답답한 마음에 뉴스를 읽게 되었지만, 더 많은 정보값이 진실을 담보하지는 못했다. 오히려 정치에 대한 피로와 환멸이 늘어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특히 사실관계를 충분히 검증하지 않은 채 유명인이 한 말이라는 이유만으로 그대로 지면에 옮기거나 의혹에 불과한 여론을 확산하는 행위는 혼란과 캠코대환 분열을 가중시키기도 했다. '사실'의 전달을 빌미로 쏟아지는 수많은 정보에 파묻혀, 공통으로 쌓아 올려야 하는 진실은 요원한 일이 되었다. '사실'만큼 중요한 것이 '가치'라는 것을 염두에 두며, 과연 위기를 넘어 우리 사회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지금 시민들이 필요로 하는 이야기는 무엇인지 고민해 보게 된다.
지금의 대한민국이 아주 중 개인파산면책조건 요한 갈림길에 서 있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이 순간 우리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 묻는 일은 언론에 어떤 역할을 기대하는지와도 이어진다. 단순히 사실의 전달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이 지향해야 할 가치를 고민하고 건강한 사회적 논의를 이끌어내는 데 힘을 모아준다면, 우리는 언론을 통해 더 좋은 사회에 대한 시민의 열망을 발굴하고 실현할 수 있을 것이다.



▲신민주 그린피스 지속가능한경제 캠페이너. 사진=그린피스



2025년, 변화의 기저를 이룰 핵심 가치로 '지속가능성'을 제안하고 싶다. 환경과 경제, 민주주의가 복합적으로 얽혀 발생한 지금의 위기를 직시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국가의 비전을 함께 세워나가기 위해서는 언론의 호흡도 장기적으로 변하길 기대해 본다. 속보와 보도 경쟁이 단기간 화제성과 집중도를 올릴 수 있더라도, 장기적으로 뉴스에 대한 시민들의 피로와 무관심 또는 불신이 늘어난다면 중요한 가치를 논할 기회를 잃을 수 있다. 따라서 시민들이 바라는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시민의 삶에서 중요한 문제들을 다시 조명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서 시민들이 피부로 마주하고 있는 문제가 제대로 다뤄지지 않고 사회적으로 논의되지 않을 때, 우리 사회의 중요한 문제들은 개별 사회 구성원이 겪는 우연적인 사건으로 전락한다. 모두의 삶의 문제가 개인의 우연적인 사건에 불과한 일로 치환될 때, 이를 해결하기 위해 모든 이들이 함께 마음을 쏟는 일도 불가능해진다. 개인의 능력과 노력이 부족하여 문제가 발생한다는 믿음은 사회적 연대를 낮추기 마련이다. 즉, 극단적인 분열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서라도 지금 시민들이 마주한 상황과 문제를 제대로 조명해야 한다.
제대로 조명되어야 하는 문제 중 대표적인 것이 민생과 환경 문제이다. 정치 뉴스의 홍수 속에서 민생과 환경 문제는 어느새 '덜 중요한 문제'로 치부되어 보도의 후순위가 되어버린 듯하다. 그러나 민생과 환경 문제는 시민의 삶에서 결코 덜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2024년은 처음으로 지구 평균 기온이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C 이상 상승한 해로, 이상기후와 기후재난 역시 모두가 실감할 정도로 심각해졌다. 기록적인 폭염과 혹한, 치솟은 냉난방비, 걷잡을 수 없는 산불에 터전을 잃은 사람들에 관한 소식이 줄을 이었다. 동시에 경제 불평등과 양극화는 점점 심화되어, 대한민국은 상위 1%가 전체 부의 25.4%를 차지하고 하위 50%는 고작 5.6%를 소유하는 극단적인 사회가 되었다.
문제 제기와 확산에 더해, 더 좋은 세상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일도 게을리할 수 없다. 진영을 갈라 양극단에 놓인 스피커들이 과다 대표 되고 있진 않은지,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원하는 세상의 비전이 공정하게 이야기되고 있는지도 살펴보아야 한다. 단순히 유명인의 발언이라는 이유만으로 사실 검증이 어려운 주장이 그대로 확산되는 일도 줄어야 할 것이다. 늘 그렇듯 세상의 비전은 모든 사람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토대가 있어야지만 제대로 만들어질 수 있고, 그런 의미에서 민주주의는 더 좋은 사회의 가장 기본이 되어야 한다.
지금보다 확장된 민주주의가 도입되기 위해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의사를 자유롭게 표현하고, 자신의 삶의 문제의 해결을 요구할 수 있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경제 양극화를 줄여나가는 것은 확장된 민주주의를 위해 필수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 사회와 국가의 재원을 경제 양극화 해결과 기후 생태 위기 극복에 사용하도록 전환한다면, 시민의 삶의 문제를 조명하고 확장된 민주주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재원은 경제 성장을 위해 많은 부분 투자되었다. 탄소 배출로 인해 심각한 수준의 환경 위기를 마주한 현재까지도 화석연료를 포기하지 못한 이유 역시 양적 경제 성장을 포기할 수 없다는 인식에 기반하고 있다. 그러나 2025년 1%대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가 보여주는 것처럼, 경제가 무한히 성장할 수 있다는 믿음은 점점 흐릿해지고 있다. 끊임없이 남과 나를 비교하고 더 많은 것을 가지는 것이 행복의 유일한 방편이라는 믿음은 급격한 소진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소진된 사람이 많아질수록, 사회의 긍정적 변화는 이루기 어려운 것이 된다.
지속가능성을 우리의 새로운 가치로 삼는다면, 우리 사회의 재원과 노력은 경제 성장률이라는 수치의 향상이 아니라 실제 삶의 질을 개선하는 일에 사용될 수 있다. 친환경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산업을 발전시키는 데 투자하고, 기후 위기를 심화시키고 생태계를 훼손하는 것에 대한 응당한 책임을 지우는 방안에 대해 본격적으로 논의할 때다.
중요한 것은 모두가 세상의 변화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존재임을 기억하는 일이다. 경제 양극화와 민생 위기의 해법을 논하고, 기후 생태 위기 대응의 중요성과 대응책을 상기시키고, 다양한 사회구성원들의 문제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일에 언론이 앞장 서주기를 바란다.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지금의 기후, 경제, 그리고 민주주의의 위기를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