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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전 세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관세 폭탄을 앞세운 자국 우선주의 경제정책은 국제 교역질서를 뒤흔들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으로서는 말 그대로 ‘발등에 떨어진 불’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마포구 공덕동 한겨레신문사 8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12기 열린편집위원회 여덟번째 회의에서 현대상선 채용 는 ‘트럼프의 귀환과 한국 경제’ 관련 보도를 집중적으로 점검했다. 한겨레 경제 보도 전반에 대한 의견도 나눴다. 이날 회의에는 제정임 시민편집인 겸 열린편집위원장(세명대 저널리즘대학원장), 김지현 청년유니온 사무처장, 손종욱 아주대 학생(전 학보사 편집장), 송지현 ‘정치하는엄마들’ 활동가, 장지연 한국사회가치연대기금 사무총장, 진선미 언론인권센터 이사( 충북신용보증재단 노무사), 한겨레 주주·독자 온라인 커뮤니티 ‘한겨레:온’의 형광석 편집위원이 참석했다. 한겨레에서는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 신승근 뉴스룸국 뉴스총괄부국장, 김경락 경제산업부장이 참석했다.
제정임 오늘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다룬 기사들을 중심으로 한겨레 경제 보도를 살펴보기로 했다.
인터넷사업자 손종욱 트럼프가 워낙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니 독자들이 사실을 전하는 뉴스 기사들만 봐서는 트럼프의 속내를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럴 때 해석을 제시해주는 칼럼이 도움이 많이 됐다. “‘관세맨’ 트럼프 상대하는 법”, “‘파괴왕’ 트럼프도 2년 뒤 중간선거를 맞는다”와 같은 칼럼들이 그 예라 할 수 있다. 트럼프의 의도와 사안의 맥락을 파 사금융 연체 악할 수 있었다. 기사와 칼럼이 잘 보완이 되는 것 같다. 경제 기사에는 어려운 용어들이 많이 나오는데, 기사 중간에 친절하게 풀어서 설명해주는 경우가 많아서 도움이 됐다. 경제를 잘 모르는 지인들에게 기사를 보여주니 그 친구들도 이해가 된다고 하더라. 이렇게 쉽게 설명한 경제 용어들을 홈페이지 한 곳에 모아서 보여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송지현 최근 초단시간 근로자가 역대 최고라는 통계청의 고용통계가 나왔는데, 보수 언론들이 최저임금 인상 탓으로 돌리는 기사들을 쏟아냈다. 좀 다른 관점에서 접근하는 보도가 한겨레에서 나왔더라면 좋았을 것 같다. 최근 가장 인상적으로 봤던 기사 중 하나는 ‘다양·평등·포용 지우는 빅테크…‘테슬라 인종차별’에 머스크는 몸사려’ 기사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디이아이(DEI, Diversity·Equity·Inclusion, 다양성·형평성·포용성) 정책이 얼마나 위축될지 걱정스럽다. 국내 기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굉장히 궁금하다. 그런데 기사가 사실 중심의 스트레이트성으로 나와서 좀 아쉬웠다. 앞으로 이 문제에 관심을 갖고 국내외 동향과 전망 등에 대해 깊이 있게 다뤄주기 바란다. 아울러 트럼프의 경제정책이 한국에 미칠 영향과 관련해 경제부는 물론 국제부, 정치부 등이 협업해서 종합적이고 인사이트 있는 기사를 많이 써줬으면 한다.
장지연 1월20일 트럼프 취임 이후 지난주 금요일(21일)까지 설 연휴 빼고 22번 신문이 발행됐는데, 1면에 트럼프 기사가 18번이나 나왔더라. 내란사태 와중에서도 한겨레가 의제의 중대성을 알리려고 노력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한겨레 보도가 트럼프 등장 이후 현재 상황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 관점과 입장을 정립하는 데 도움이 됐다. 지금까지 드러난 트럼프의 의도는 자국 내 일자리와 산업 패권인데, 그렇다면 결국 국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커질 것이다. 국내 기업들은 살기 위해서라도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는데, 문제는 중소기업과 노동자들일 것 같다. 외교적 해법을 모색할 때 누구의 이해관계를 염두에 둘지, 이해관계의 균형을 어떻게 찾을지 등을 살펴보는 일이 앞으로 점점 중요해질 것 같다. 한겨레가 계속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겨레 경제 보도를 보면 소비자 보호나 재벌 감시 등은 굉장히 강한데, 중소기업 분야는 약간 공백이 있는 것 같아서 좀 아쉬웠다.
김지현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우리에게 닥쳐올 위기나 피해에 집중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왔다. 그런데 한겨레는 다양한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아서 대응방안도 함께 짚어줘서 좋았다. 그리고 “‘파괴왕’ 트럼프 2기 한달…더 독해진 그 곁엔 머스크”란 제목의 기사가 있었는데, 트럼프가 취임 이후 한달간 내놓은 주요 조치들을 그래픽으로 정리해 놓아서 유용했다. 조금 아쉬운 점도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이 한국 경제에 미칠 악영향이 익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한국 기업들이 어떤 준비를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는데 그런 기사들이 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영향을 받게 될 기업의 노동자들은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도 기사에 담아줬으면 좋겠다.
진선미 트럼프 2기 출범의 영향과 관련된 한겨레 보도를 보면, 대체로 공포 분위기를 많이 전한 것 같다. 반면, 트럼프의 정책이 특정 산업이나 기업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좀 막연하게 느껴졌다. 트럼프가 어떤 발언을 내놓으면 그것이 한국 기업 수출에 큰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추상적인 전망만 전할 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피해를 입게 되는지 수치와 사례 등을 통해 다각도로 보여줬으면 어땠을까 싶다. 트럼프 집권은 이번이 두번째이기 때문에 우리는 1기 때 경험을 갖고 있다. 1기 때의 상황은 어땠는지, 우리 정부와 기업은 어떻게 대처했고 다른 나라들은 어떻게 했는지 등을 비교해서 보여줘도 좋을 것 같다. 지금 다른 나라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고, 한국이 취할 수 있는 대응방안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도 다뤄주면 좋겠다.
형광석 트럼프 2기는 굶주린 하이에나 같다는 생각이 든다. 가난한 나라에 대한 해외 원조도 중단했다. 약자들이 살아가기 정말 팍팍한 세상이 될 것 같다. 미국이 저러면 다른 나라도 따라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 트럼프는 공공성, 형평성, 연대성, 그리고 미래 세대에 대한 배려가 전혀 없는 것 같다. 그 후유증이 매우 클 것 같다. 한겨레가 지금까지 그런 보도를 잘 해왔지만, 앞으로도 좀 더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트럼프 2기 들어 관세가 화두가 됐는데, 세계 관세 제도의 변천사에 대해서도 한번쯤 다뤄주면 좋은 정보가 될 것 같다.
제정임 한겨레가 트럼프와 한국 경제 관련 보도를 전반적으로 신속하고 충실하게 잘 해왔다고 생각한다. 좋은 관점을 제시한 기사도 많았다. 주문하고 싶은 게 하나 있다. 트럼프 주변에서 그의 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사람들에 초점을 맞춘 분석 기사를 써 보면 어떨가 싶다. 그들의 생각이 뭔지, 어떤 어젠다를 제시해 왔는지 등. 그걸 알면 우리 정부와 기업이 대응을 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쉬웠던 점도 있다. 재생에너지 지원 축소 등 트럼프의 기후 역행 정책에 대해선 한겨레가 상대적으로 소홀하게 다뤘던 것 같다. 경제면과 관련해서는, 인공지능(AI)이나 블록체인 등 첨단 기술들에 대해 생활인 입장에서 도움을 얻을 수 있도록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제공했으면 좋겠다. 끝으로, 한겨레 모바일 앱의 뉴스 카테고리에서 경제를 누르고 들어가면 첫 화면에 기업 피알 기사들이 너무 많이 눈에 띈다. 독자들에게 매우 부정적인 인상을 줄 것 같다. 시급하게 개선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김경락 트럼프 2기 경제정책 관련 보도에서 기후 역행 정책이 상대적으로 적게 다뤄졌다는 지적에 공감한다.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뉴스룸국 차원에서 논의해 보겠다. 정보기술 분야에서 실생활에 유용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수긍한다. 생활 밀착형 기사를 쓰려면 품이 많이 드는데, 타사에 비해 담당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주요 이슈 중심으로 기사를 써왔던 것 같다. 트럼프의 관세 정책과 관련해서는, 지금은 트럼프의 말만 있는 상황이다 보니, 아무래도 보도의 구체성이 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아마도 4월께가 되면 좀 더 분석적이고 정교한 기사들이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국제부 등 다른 부서와의 협업을 통해 트럼프의 정책을 정확하게 조명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정리 이종규 저널리즘책무실장 jklee@hani.co.kr
열린편집위원들의 단소리 쓴소리
열린편집위원들은 그달 주제에 대한 논의가 끝난 뒤, 한겨레의 논조와 기사 쓰는 방식, 뉴스 서비스 등 콘텐츠 운영 전반에 대해서도 독자 눈높이에서 비판과 제언을 쏟아낸다. 회의에서 나온 위원들의 목소리를 싣는다.
? 한겨레는 트럼프의 ‘마가’를 지면에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고 쓴다. 영어 표기를 줄이려는 의도인 듯한데, 이게 독자들의 이해를 방해하는 것 같다. ‘마가’ 같은 축약어의 경우, 원문(Make America Great Again)도 함께 써주는 게 어떨까 싶다. 대전 김하늘양 사건 기사들을 보니, 교원단체나 정신건강 전문가 위주로 멘트가 나오더라. 당사자인 학부모 목소리도 담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2월 초에 ‘광장의 2030 여성’이라는 기획이 실렸는데, 기사에 탄핵 시위에 나선 시민 중 2030 여성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 제시했다면 한겨레가 왜 2030 여성을 조명하는지 설득력을 높일 수 있었을 것 같다.(송지현 위원)
? 지난달에 노인 기준을 70살로 높이면 기초연금이 연 6.8조원 절감된다는 기사가 실렸다. 노인 빈곤에 대한 고민이 전혀 담겨 있지 않아서 우려스러웠다.(김지현 위원)
? ‘권태호의 뉴스뷰리핑’을 잘 보고 있다. 여러 매체의 논조를 비교하며 읽을 수 있어서 유용하다. 이 콘텐츠를 뉴스레터로 보내주면 독자들이 더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 것 같다.(손종욱 위원)
? ‘황보연의 초고령사회의 질문들’이라는 기획의 최근 기사 질문이 ‘내 집에서 늙어갈 순 없을까’였다. 많은 걸 생각하게 하는 주제였다.(형광석 위원)
? 홈페이지 경제 섹션의 직장·취업 카테고리는 지난해 5월, 중기·스타트업은 지난해 9월 이후로 기사 업데이트가 안 되고 있다. 기사가 없는 건지, 관리가 안 되는 건지 궁금하다.(진선미 위원)
? 탄핵 국면에서 유튜브 이용이 전반적으로 많이 늘었다고 하던데, 한겨레도 영향력 유지 차원에서 유튜브에 신경을 많이 써달라.(장지연 위원)
? 최근 휘클리 뉴스레터 전광훈 목사편을 정독했는데, 굉장히 친절하게 정리를 잘 해놓았더라. 이런 뉴스레터를 잘 활용하면 독자 기반을 확장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김하늘양 사건 기사 중에 범행 도구를 좀 구체적으로 기술한 기사가 있던데,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 이런 표현은 신문윤리위원회에서도 제재를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제정임 위원장)
열린편집위원회가 뽑은 ‘이달의 좋은 기사’
열린편집위원들은 2월 한겨레가 생산한 콘텐츠 가운데 34건의 ‘좋은 기사’를 추천했다. 이 가운데 위원들이 가장 좋은 평가를 한 콘텐츠는 ‘12·3 내란 진실과 거짓’ 기획이었다.
1. 12·3 내란 진실과 거짓 사회부 강재구 곽진산 배지현 정환봉 정혜민 기자
한줄평: “난무하는 허위 주장을 가려내고 확인되어야 할 진실을 기록” “가짜뉴스와 음모론 파헤쳐”
2. 폐업 내몰린 음식점 경제산업부 박지영 정남구 기자, 사회정책부 김해정 기자
한줄평: “음식점 폐업 실태를 데이터와 함께 다각도로 조명”
3. ‘파괴왕’ 트럼프 2기 한달…더 독해진 그 곁엔 머스크 국제부 김원철 기자
한줄평: “트럼프 취임 한달간 무슨 일이 있었는지 잘 보여준 기사”
4. 우크라이나 전쟁 3년 국제부 장예지 최우리 기자
한줄평: “우크라이나 전쟁에 관련된 여러 목소리를 모으고 드러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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