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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오후 12시 일본 도쿄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에서 방문객들이 다양한 캐릭터 상품을 둘러보고 있다. 김미경기자
(왼쪽)지난해 6월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에서 열린 뉴진스 '수퍼내추럴 팝업'에 입장하려고 줄 서 있는 일본 현지 팬들과 미디어 체험공간. IPX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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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인프렌즈 스퀘어 시부야에 열린 '입학용병' 팝업스토어에서 관람객들이 특별영상을 보고 있다. 네이버웹툰 제공
픽코마 앱 이미지. 픽코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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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베핀' 일본어 콘텐츠 스틸컷. 더핑크퐁컴퍼니 제공
더핑크퐁의 '문샤크' 웹툰 포스터. 더핑크퐁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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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형형색색 물들인 K웹툰
최근 방문한 일본 도쿄의 유명 번화가 시부야 중심부의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
매장 한 편에 마련돼 있는 BTS(방탄소년단)의 핸드프린팅 전시관을 찾은 일본인 여학생 2명이 멤버들의 손 모양이 음각돼 있는 액자에 살며시 손을 얹더니 예의없는사람 '꺄르르' 웃음을 지었다. 그러고는 다시 한 걸음 옆으로 옮겨 7명의 멤버에게 모두 한 번씩 손인사를 건넸다. 전시관에서 서로의 사진을 찍어주며 즐거운 한 때를 보낸 이들은 BT21 캐릭터 상품을 찬찬히 둘러본 뒤 스마트폰 그립톡을 하나 구입하고는 가벼운 발걸음으로 매장을 나섰다.
BT21은 IPX(옛 라인프렌즈)와 BTS의 협업으로 산와머니 추가대출 탄생한 캐릭터 브랜드다. BTS 멤버들이 모양과 성격, 세계관, 제품 기획 등 전 과정에 직접 참여해 만든 캐릭터라 글로벌 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받고 있는 IP(지식재산)다.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에는 BT21 외에도 한국 아티스트들의 다양한 캐릭터 상품과 공동기획 상품, 협업 상품이 진열돼 있다. 지드래곤(GD)이 설립한 패션 브랜드인 '피스마이너스원'과 셀럽의 키링으로 유명한 '모남희'의 특별한 콜라보레이션 상품, K-팝 아이돌 뉴진스의 굿즈 상품,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의 브라운, 코니, 샐리 등 오리지널 캐릭터, 귀염뽀짝한 외모에 반전매력을 지닌 미니니 캐릭터 등 다양한 캐릭터 상품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형형색색의 귀여운 캐릭터들이 가득한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에는 평일 낮 시간대임에도 불구하고 상품을 구경하고 구입하려는 인파들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혼자 조용히 쇼핑을 즐기는 이들뿐 아니라 여행길을 더욱 즐겁게 해줄 기념품을 찾는 듯 커다란 캐리어를 끌고 들어온 관광객, 아이가 좋아하는 캐릭터 상품을 사주려고 들른 가족들, 서로의 최애(제일 좋아하는) 캐릭터를 골라주는 3~4명의 친구들 무리까지 구성도 제각각이다.
일본으로 여행을 왔다는 남미계 미국인 페드로는 친구들과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를 일부러 찾아왔다. 페드로는 피스마이너스원 콜라보 상품인 노트북 파우치와 마우스패드, 머그잔까지 야무지게 챙겨 계산을 마쳤다. 그는 "K-팝을 즐겨 듣다가 'GD'의 팬이 됐다"며 "시부야에서 GD의 브랜드인 '피스마이너스원' 캐릭터 상품을 살 수 있다고 해서 미리 알아보고 왔다"고 했다.
IPX는 지난해 6월 패션, 엔터, 컬처 트렌드를 이끄는 전 세계 사람들이 모이는 일본 도쿄 시부야에 '라인프렌즈스퀘어 시부야'의 문을 열었다. 1층은 40평대 규모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고, 지하 1층에는 다양한 IP를 활용한 미디어 체험관을 마련해 몰입감을 극대화하는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IPX는 일본 진출을 기념해 지난해 6월 뉴진스 IP 공식 상품을 선보이는 '수퍼내추럴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팝업에서는 뉴진스와 무라카미 다카시, 히로시 후지와라 등 세계적인 디자인 거장과의 협업에 IPX의 크리에이티브를 더한 매력적인 제품과 공간을 선보여 많은 팬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무라카미 다카시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플라워를 오마주하고 뉴진스의 상징인 토끼와 결합해 IPX가 새롭게 탄생시킨 '플라워 캐릭터'를 중심으로 한 포토존과 제품들이 큰 인기를 누렸다. 팬들은 사전예약제에도 불구하고 팝업이 열리기 전 600명 이상 대기줄을 설 정도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7일부터 25일까지는 이곳 지하 공간에서 K-웹툰 '입학용병'의 첫 팝업스토어가 열리기도 했다. '입학용병' 팝업은 네이버웹툰의 일본 서비스 플랫폼인 라인망가와 IPX가 손잡은 결과물이다. 만화 강국인 일본에서 처음으로 열린 K-웹툰의 팝업에는 일본 현지 20대 여성과 30대 남성 팬들이 고루 방문했다. 사전행사 입장예약은 반나절 만에 마감됐을 정도로 호응이 컸다. 또한 모바일이나 컴퓨터 화면으로만 접했던 웹툰을 생동감 넘치는 영상으로 만날 수 있게 한 미디어 체험관은 일본 웹툰 팬들을 열광시켰다. 팝업에서 만난 입학용병 팬 테루미씨는 "미디어 체험관에서 스페셜 영상을 보면서 웹툰 주인공들이 꼭 살아 움직이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아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한번 보는 것으로는 부족해서 팝업이 끝날 때까지 여러 번 올 생각"이라는 감상을 전했다.
라인망가를 운영하는 라인디지털프론티어의 김신배 대표이사 CGO(최고 성장 책임자)는 라인망가와 IPX의 첫 협업 결과물인 입학용병 팝업을 '시작'이라고 평가했다. 김 대표는 "작품을 MD화(굿즈 상품 개발)하고 또 향후에 영상화되는 작품들을 또다시 MD화 하는 성공 공식들을 계속해서 만들어 나가면서 라인망가 안에서의 팬덤이 아닌 일본 전역의 오프라인 팬덤까지로 이어질 수 있는 성공 사례를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 최강 일본을 도약의 디딤돌로
만화 종주국이자 캐릭터의 천국이라 일컫는 일본은 K-IP 산업의 좋은 무대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결과 일본의 캐릭터 IP 시장 규모는 2조7500억엔(2024년 기준)으로 추정된다. 한화 26조원을 넘는 대규모 시장이다. 또한 일본 디지털 만화 시장은 한화 6조원 규모이며, 연간 성장률은 최근 통계 기준으로 8~10% 가량 된다. 무엇보다 일본의 디지털 만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업계 선두기업은 한국의 카카오픽코마와 라인망가 플랫폼이라는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2016년 4월 일본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픽코마는 현재 월평균이용자1000만명 이상, 누적 앱 다운로드 4500만건 이상 (2024년 5월 기준)을 기록하고 있다. 2023년에 이어 지난해 일본 앱 마켓(And+iOS)에서 게임을 포함한 전체 앱 카테고리 가운데 '소비자 지출이 가장 많은 앱(data.ai 집계)'에 올랐다. 게임 카테고리를 제외하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소비자 지출이 많은 앱' 5년 연속 1위다.
픽코마는 지난해 서비스 중인 일본 만화, 웹툰, 웹소설 전 부문에 대해 콘텐츠 라이브러리로 확대하는 새로운 전략을 추진해 성과를 내고 있다. 픽코마는 적극적으로 작품을 발굴하고 일본으로 전개하고자 콘텐츠 소싱 시스템을 개편했다. 개편된 콘텐츠 소싱 시스템은 작품의 해외 진출뿐만 아니라 일본 웹툰 산업 및 이용자 동향, 관련 정보를 밀접하게 나눌 수 있어 픽코마와 파트너의 공고한 협업을 가능하게 한다.
픽코마는 지난해 한국의 웹소설·웹툰 출판사 에이템포미디어 산하 웹툰스튜디오 아트리와 '오리지널 웹툰 콘티 공모전'을 개최하기도 했다. 공모전에서 수상한 작품 중 일부는 현재 웹툰으로 제작 중이다. 제작된 작품은 픽코마를 통해 해외 팬들과 만나게 된다. 지난해 12월에는 일본 유수의 출판사 카도카와와 협업해 주간 만화 매거진을 픽코마에서 서비스하며, 주간 만화 매거진 폐간으로 인한 신작 작품들의 데뷔 기회 및 이용자들의 주간만화 매거진 감상 경험을 웹과 모바일 환경으로 확장했다.
픽코마가 일본에 처음 소개한 K-웹툰 '나 혼자만 레벨업'의 경우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고 해외 각국에서도 큰 사랑을 받으며 방영 중이다.
올해 픽코마는 개편 시스템을 안착시키며 콘텐츠 라이브러리 확대와 콘텐츠 라이프사이클 연장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작품이 많은 독자를 만나고, 오랫동안 사랑받을 수 있도록 사용자 환경과 사용자 경험을 강화해 작품 접근성과 이용자 편의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픽코마는 이같은 노력이 한국 작품의 해외 진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픽코마와 팽팽한 경쟁관계인 라인망가는 올해 1월 일본 디지털만화 앱 시장 점유율 51%를 기록하며 1위에 올라섰다. 지난해 유료 콘텐츠, 광고, IP 비즈니스 사업 영역이 모두 고르게 큰 폭으로 성장해, 매출은 전년 대비 연간 성장률(YoY) 25%, 유료콘텐츠 월간결제자수(MPU)는 14.1%, 유료결제이용자 당 평균 결제액(ARPPU) 4.6% 증가라는 결과를 얻었다. 이북재팬도 인수해 활동영역을 전자출판 전체로 확장해나가는 중이다. 라인망가는 웹툰 IP 영상화도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2022~2023년에는 영상화 프로젝트가 1~2개에 머물렀으나 지난해 12개의 일본 오리지널 웹툰을 영상화하는 성과를 거뒀고, 올해는 △크레바테스 △다크문 △전지적 독자시점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되는 등 20개 작품 영상화가 진행된다.
라인망가의 일본 성과는 수치로도 확인됐다. 라인망가의 일본 연매출은 지난해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네이버웹툰과 라인망가의 모기업인 웹툰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일본 매출이 6억4820만달러(8836억원)로 전년 대비 증가해 한국을 제치고 최고 매출 지역으로 자리잡았다고 밝혔다. 이에 힘입어 웹툰엔터의 연간 매출은 13억5000만달러(한화 1조8402억원·연간 평균환율 1363.09원 기준)를 기록, 전년보다 5.1% 성장했다.
라인망가와의 협업으로 일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더핑크퐁컴퍼니도 주목할 만하다. 더핑크퐁은 지난해 5월 웹툰 '문샤크: 상어가 스타성을 타고남'을 라인망가에 출시했다. '핑크퐁 아기상어'의 세계관에서 출발한 스핀오프 웹툰 IP인 '문샤크'는 일본 Z세대 독자를 중심으로 IP 인지도와 파급력을 확장하고 있다. 또 다른 IP인 '베베핀'은 한국어, 영어, 일본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 8개 언어로 서비스 중이며, 특히 일본을 비롯한 해외에서의 인기에 힘입어 고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글로벌 IP인 아기상어(베이비샤크)는 지난해 일본을 포함한 5개국 뮤지컬 월드 투어를 마쳤다. 일본에서는 도쿄, 치바, 사이타마 등 관동 지역을 시작으로, 고베, 나가노, 이바라키 등 일본 열도 전역에서 '베이비샤크 라이브: 히든 트레저' 뮤지컬 공연을 했으며, 도쿄 공연 첫날에만 키즈 뮤지컬 시장에서 이례적으로 관객수 3000명을 동원하고, 뮤지컬 전용 굿즈 및 교재가 완판되며 인기를 입증했다.
일본 현지 기업과도 활발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22년 6월, 도쿄, 오사카 등 일본 8개 주요 도시 지점을 보유한 키즈카페 '리틀플래닛'과 협업해 포토존 및 팝업 스토어, 3D 인터랙티브 콘텐츠를 선보였고, 전년 대비 방문객 수가 132% 증가, 12만 8000명 이상이 리틀플래닛을 찾았다. 2022년 8월부터는 일본 3대 편의점으로 손꼽히는 '로손'과 협업해 1만4000개 이상의 점포에서 캐릭터 포스터, MD 및 교구를 판매하며 일본 전역에서 사랑받는 IP로 성장하고 있다. 더핑크퐁은 전 세계 244개 지역에서 총 25개 언어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 2월 기준으로 전 세계 유튜브 누적 조회수 1400억뷰를 돌파했으며, 누적 시청 시간은 93만년, 누적 구독자 수는 2억4000만명에 달한다.
IPX는 지난해 7월 일본 시장에서는처음으로 'IPX 서밋'을 개최하고, 라인망가 외에도 글로벌 게임사 호요버스의 '원신'과의 협업, BT21, 뉴진스, 아이브 등 'K-Pop 아티스트' 관련 다양한 IP 사업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는 270여명의 현지 라이센시 및 협업 파트너사들이 참석해 일본 내 IPX 사업에 대한 기대감을 보여줬다. IPX는 2012년 일본에서 라이선스 사업을 시작하고 2017년 라인프렌즈 재팬을 설립했다. 2023년까지 일본에서의 총 IP 거래량은 연평균 29%의 성장률을 기록하는 등 안정적인 IP 사업을 펴고 있다.
일본 외에도 미국 뉴욕, LA, 중국 상하이 등 전 세계 18개 국가 및 지역에 진출해 있으며, 8개의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국내외 780여개의 매장(누적)을 열었고, 현재 운영 중인 해외 매장은 총 16개다.
도쿄(일본)=김미경기자 the13ook@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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