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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한 역사적 쾌거였습니다.
특히, 수상에 가장 공헌한 작품으로 '소년이 온다'가 꼽히면서 5·18 민주화운동은 다시 조명을 받았습니다.
한강 작가의 고향인 광주는 5·18의 위상을 드높일 기회를 맞이한 셈입니다.
한강 작가의 노벨상 수상, 가장 큰 이유가 된 작품도 역시 '소년이 온다'입니다.
소설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광주시도 5·18 사적지와 '소년이 온다'를 접목한 투어 프로그램인 '소년의 길'을 기획했는데요.
어떤 길인지, 직접 둘러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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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그램에서 '소년의 길'이 첫 번째로 시작되는 곳, 국립 5·18 민주묘지입니다.
소설의 주인공 '동호'의 실존 인물인 문재학 열사도 여기에 묻혀 있습니다.
열일곱의 나이로 도청을 지키다 쓰러진 문 열사의 무덤 앞엔 '소년이 온다' 한 권이 가지런히 놓였습니다.
숨질 당시의 열사와 몇 살 차이나지 않는 황금성갈가리
학생들은 숭고한 역사에 숙연해집니다.
[백민기/숭의중학교 1학년 : "5·18 때 희생하신 분들이, 어떤 분들이 있고 어떻게 살아오셨는지 알 수 있게 됐습니다."]
참혹한 역사를 소년의 시점에서 바라보게 하는 소설.
현장을 찾은 독자들은 자연스럽게 나이 어린 희생자들에게 더 눈길이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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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종석/광주시 신가동 : "마음이 이상하네요. 그때 당시 우리도 이 나이였는데 지금 우리가 이렇게 산 것은 이분들 덕이겠죠. 앞에서 11살 죽은 아이를 봤거든요. 그냥 아버지가 ‘잘 자라’ 이렇게만 써놨더라고요. 저 마음이, 우리도 애들도 키웠고 손주도 있는데 좀 슬픈 그런 마음이 들었죠."]
"시민 여러분, 도청으로 나와 주십시오컴퓨터관련주
. 지금 계엄군이 시내로 들어오고 있습니다."
사수대가 죽음으로 지켰던 옛 전남도청, 헬기 사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은 전일빌딩 245.
5·18 항전지가 몰려 있는 금남로 주변에서 '소년의 길'은 도보로 이어집니다.
이곳은 소설의 주인공 동호가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시신 수습을 돕던 상무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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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복원 공사 중이라 들어갈 수 없지만, 가림막에 설치된 사진을 통해 당시의 상황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시신이 끝없이 밀려들어 체육관 안을 가득 채웠던 상무관.
학생들까지 팔을 걷어붙이며 수습을 지원한 위로의 공간이면서, 계엄군의 국가 폭력이 얼마나 부당하고 참혹했는지를 보여주는 분노와 저항의 공간이라는 점이 소설에서도 가감없이 드러납니다.
[김병국/광주관광공사 기획조정실장 : "인간에 대한 뭐랄까, 존엄성을 지키고자 하는 곳으로도 생각이 되고. 또 여기서 5·18 민주화운동에 있어서의 연대와 저항과 그리고 위로의 공간이라고 저희는 생각되고 있기 때문에 ('소년의 길'에 포함했습니다.)"]
잔혹한 학살과 연약한 인간의 존재를 그린 '소년이 온다'의 흔적은 옛 적십자병원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당시 다친 시민들이 치료받고, 숨진 시신들이 안치됐던 적십자병원 역시 소설에 등장합니다.
올해 11년 만에 개방돼, 그 역사를 눈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박미경/오월 안내해설사 : "항쟁 당시 많은 사람들이 다치셨을 때 이쪽으로 모셔와서 치료도 하고 그랬던 공간입니다. (1980년 5월) 21일 치료할 당시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셔서 혈액이 부족했잖아요. 그래서 필요하다는 가두방송이나 연락을 듣고 많은 사람들이 줄지어서 헌혈을 자발적으로 했던 곳이기도 합니다."]
광주 곳곳에서 드러나는 처절한 항쟁과 연대의 증거.
계엄의 밤을 겪었던 20대는 '소년이 온다'를 통해, 그리고 광주 방문을 통해 5·18 정신을 생생히 되새깁니다.
[장인서/서울시 역삼동 : "한강 작가님이 ‘죽은 자가 산 자를 살릴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수상 소감으로 하셨던 것 같은데 그거랑 연관 지어서 이렇게 과거에 보존돼 있는 모습들로 인해서 사람들이 이 역사가 와닿으니까 더 경각심을 느끼고 그거를 바탕 삼아서 12월 3일 (계엄)에도 잘 대처를 할 수 있지 않았나."]
여행사의 1박 2일 또는 당일 프로그램과 광주시의 무료 안내 등으로 구성될 예정인 '소년의 길'.
문학과 역사를 결합해 5·18과 광주를 알리려는 시도로 일단 연말까지 운영됩니다.
전문가들은 일회성 사업에 그쳐서는 의미가 없고 장기적인 로드맵에 따라 꾸준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합니다.
실제, 2017년 영화 '택시운전사'가 인기를 끈 이후 잇따라 시작된 5·18 택시 관광 프로그램이 길게 유지되지 못한 사례도 있습니다.
[김희송/전남대학교 5·18 연구소 교수 : "노벨문학상을 받아서 지금 많은 관심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신속하게 좀 움직여줘야 되거든요. 저는 끊임없이 리뉴얼하고 새로운 시도해 보고 그리고 안되는 부분들은 과감하게 도태시키고 그렇게 가는 작업들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
'소년이 온다'의 노벨상 수상으로 그 위상을 다시 한 번 확인한 5·18 민주화운동.
광주를 찾아오는 이들에게 이 5·18의 현장과 의미를 효과적으로 알릴 수 있는 것이야말로, 5·18이 오랫동안 갈망해 온 '전국화'와 '세계화'를 달성하는 길일 겁니다.
찾아가는K였습니다.
KBS 지역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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