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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뉴시스]김민지 기자 = "어린 시절에는 '나한테 왜 이런 시련이 와서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할까'라는 생각을 정말 많이 했어요. 밝기만 했던 성격도 많이 어두워졌고 게임에만 의존하며 살았지만 군대를 다녀와 사회생활을 하고 적성을 찾게 되면서 지금은 마케터로 일하고 있습니다. 다가올 미래에는 개인 사업체를 차려서 운영하는 내 모습을 꿈꿔봅니다."
스물아홉의 나이 부산에서 직장 생활을 하며 어엿한 '어른'의 삶 주택담보대출연체율 을 살아가고 있는 김창민(가명·29)씨. 그에게는 사실 남모를 가슴 아픈 사연이 있다. 7살의 어린 나이에 겪은 부모님의 이혼 그리고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다 불의의 사고로 어머니를 잃게 되면서 한순간에 '혼자'가 됐다. 이후 먼 친척의 집에서 가정위탁을 받으며 자란 이 소년의 가슴팍에는 어느새 '자립준비청년'이라는 이름표가 달렸다.
적지 컨설턴트 않은 시간이 흘렀지만 자립 당시 삶을 회상하는 그의 목소리는 무겁게 가라앉았다. 그는 "극단적인 생각도 들었고 살아가는 자체가 원망스럽기도 했다. 많이 이겨내고 있지만 이때의 트라우마는 현재진행형인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이렇듯 그는 10대의 나이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온갖 고난을 겪었음에도 자신의 삶을 저버리지 않았다. 자립을 해야 원금보장형ELS 하던 20살 군대에 입대한 그는 삶의 방향타를 잡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이후 그는 대학 입학을 하고 여러 사람과 어울리며 늦게나마 따스한 인정(人情)을 느꼈고 밝던 성격도 되찾았다.
어느덧 번듯한 성인이 된 그는 강단에 나서 후배 자립준비청년들을 만나며 용기의 힘을 실어주고 있다. 자립을 앞둔 친구들을 향한 그의 가장 큰 바람은 '남과 비 대학생 저축은행 교하지 않기'다. 그는 "늦은 때가 없고 기회가 없는 것도 아니니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자신의 마라톤만 열심히 달려가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사회의 인지도가 더욱 올라가길 소망했다. 그는 "자립준비청년 중에는 사회 바깥에 숨어 있으면서 의지를 잃은 채 부정적인 생각을 많이 하는 친구들이 많다"며 "개인을 지원동기및특이사항 고려한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사회가 청년들을 끌어내 주는 기회도 많이 생기면 좋겠다"고 밝혔다.
취업 관련 지원·수도권 중심 제도 '아쉬움'
김씨와 같이 또 다른 자립준비청년이었던 이가은(가명·25)씨. 그는 어린 시절 전남 아동양육시설에서 생활을 하다 대학교 진학을 위해 부산에 오게 됐다. 그는 자신이 과거 다른 친구들보다 비교적 적극적인 편이었다고 소개했지만 자립을 준비하던 시기에는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지금은 자립준비청년들에 대한 정책들이 계속 생겨나고 많이 알려지고 있지만 그때는 정책들을 잘 몰랐어서 하나하나 다 알아봐야 했다"며 "자립준비지원센터 선생님과 계속해서 연락도 하고 이야기도 하면서 도움을 받은 게 컸던 것 같다"고 밝혔다.
시설 퇴소 당시 부산에서 지낼 곳을 찾던 그는 자립준비청년 지원 사항 중 '자립정착금'이 큰 힘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당시 받은 1000만원으로 새 보금자리를 구했고 자신도 사회에서 살아갈 수 있겠다는 생각에 안도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데 자립준비청년을 위한 취업 지원 내용은 아직 많이 없는 것 같다"며 "특히 자립준비청년 중에서는 소극적이고 센터 선생님들의 연락도 잘 받지 않는 친구들이 많아서 앞으로 이러한 친구들이 사회에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생겨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부산=뉴시스]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는 자립준비청년을 대상으로 한 자립 정보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 제공) 2025.03.09.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과거 자립준비청년이었던 박정연(가명·26)씨는 교사를 꿈꾸고 있다. 그는 경남 아동양육시설에서 지낸 뒤 자립해 부산 지역 대학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했다. 이 학과의 교직 이수까지 마친 그는 현재 임용고시를 준비하고 있다.
그 역시 과거 자립 시기에는 재정적인 부분에 대한 걱정이 컸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특히 돈과 관련해서는 직접 내고 처리해야 하는 부분이 많으니까 준비하는 게 쉽지 않았다"며 "당시 자립정착금 500만원을 받아 집을 구하는 데 보증금으로 활용했었다. 지금은 이 금액이 더 늘어났으니 자립준비청년들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그는 자립준비청년에 대한 제도 마련도 '수도권화'돼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여러 지원 내용을 찾아보면서 느낀 건데 수도권보다 확실히 지방에 있는 친구들을 대상으로 한 지원이 적은 것 같다"며 "전국 단위로 공모를 하는 것도 있지만 서울·경기도 거주 등 제한되는 부분도 있는 것 같아서 아쉬운 것 같다"고 설명했다.
매년 2000명의 청년이 자립…부산 지원 어떻게?
자립준비청년은 만 18세 이후 아동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보호가 종료된 지 5년 이내의 사람이다. 이들은 '열여덟 어른'으로 불리기도 한다. 보건복지부(복지부)는 매년 약 2000명의 자립준비청년이 보호 종료로 시설이나 위탁 가정을 떠난다고 추산했다. 복지부는 자립준비청년들을 위해 각종 생활·주거·교육·취업·의료·심리정서 등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 금액 수준과 세부 내용은 시·도에 따라 상이하다.
부산 내 자립준비청년은 지난해 기준 732명으로 조사됐다. 부산시는 자립준비청년을 위해 ▲1200만원의 자립정착금 ▲월 50만원의 자립 수당 ▲400만원 이내 대학 등록금 ▲자립지원통합서비스 ▲의료·교통비 ▲공공임대주택 및 주거시설 등을 지원하고 있다.
시는 특히 전담 기관인 부산시보호아동자립지원센터를 운영하며 자립준비청년 전체에 대한 사후관리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집중 사례 관리 필요자에 대한 맞춤형 사례 관리, 자립생활관 운영, 자립교육 지원 등과 함께 민간연계 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mingy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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