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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구로구 고려대구로병원에서 만난 조준민 응급중환자외상외과 교수는 인터뷰를 시작한 지 5분 만에 ‘외상센터 해체’를 언급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중증외상센터’ 인기를 통해 외상외과에 대한 대중 관심이 높아지고, 한때 중단 위기에 놓인 고대구로병원 중증외상 전문의 수련센터 지원금도 회복된 상황에서 예상 외의 답변이었다. 많은 의사가 기피하는 외상외과에서 20년간 헌신한 사람이 이렇게 말한 건 한계에 다다른 중중외상 한국은행 기준금리 발표 의료 현실 자체가 참담하기 때문이다. 이는 중증외상의 특수성과 무관치 않다.
조준민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중환자외상외과 교수가 지난달 25일 중증외상센터에서 팀워크의 중요성을 설명하고 있다. 이제원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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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상외과 환자는 주로 추락, 교통사고, 범죄 등으로 발생한다. 추락 사고의 경우 보통 머리를 다쳐 뇌출혈이 생기고, 갈비뼈와 다리가 부러지고, 골반골 골절도 발생한다. 간이 찢어지고, 비장 출혈도 있을 수 있다.
“드라마처럼 뇌(신경외과), 심장(심장혈관흉부외과) 아파트전세금담보대출 , 골절(정형외과) 등 치료를 외상외과 의사 혼자 다 하지 않습니다. 외상외과는 오케스트라의 지휘자 같은 역할입니다. 각각의 진료과가 효율적으로 움직이기 위해 중요한 순서를 정리해 수술에 참여합니다.”
만약 이 지휘자가 없다면 각 진료과는 “우리 과에서는 수술 안 해도 된다”며 입원을 기피하거나 환자의 응급성을 과소평가한다. 실제 외상외과 개인신용조회정보 가 없던 시절엔 환자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는 상황에서도 “다른 과가 할 일”이라며 손을 떼는 경우가 빈번했다.
응급환자이기에 당직은 필수다. 조 교수만 해도 한 달에 보통 8∼9차례 당직을 선다.
목숨이 경각에 달린 환자들을 살리기 위해 자기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포기한 채 택한 길인데 병원 내 건축허가신청 에서는 그저 ‘적자 진료과’에 불과하다.
“동네병원에서 간호사가 잠시 주사 놔주듯 끝나는 수액과 응급실에 들어온 중증외상환자를 20명이 달려들어 하는 처치 비용에 차이가 없습니다. ‘수액을 줬다’라는 행위 자체만 보니 그런 겁니다. 이런 게 잘못됐다는 겁니다.”
소생실에서는 같은 수액이라도 빠르게 대량의 수액과 약물 투여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 10㎝가 넘는 바늘을 목(내경정맥), 쇄골 아래 혈관(쇄골하정맥) 등 중앙 정맥에 삽입한다. 행위 자체의 난도가 높고 수액의 양 자체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만큼 의료진이 지속해서 모니터를 체크해야 한다. 조 교수는 이런 소생에 필요한 조치를 수가로 반영할 것을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정부도 이런 구조를 알기에 권역·중증외상센터를 지정해 수십억∼수백억원을 지원한다. 그러나 고대구로병원 수련센터 예산 삭감 논란에서 보듯 지원금은 안정적이지 않고 외상센터에만 적용된다. 수술방도 중증외상환자만 쓸 수 있다. 또 다른 응급환자가 있는 진료과로서는 ‘돈도 못 버는’ 외상센터를 위해 수술방을 비워놓은 게 탐탁하지 않을 수 있다.
지원금이 있지만 돈은 못 벌고, 팀워크가 중요하지만 내부 화합이 쉽지 않은, 그야말로 중증외상센터는 ‘외통수’에 걸린 셈이다.
조 교수는 “암을 치료하면 병원이 돈을 버는 것처럼 외상외과도 일반적인 수가 체계 내에서 자생할 구조가 되면 외상센터가 필요 없다”고 꼬집었다. 그래도 환자 살려보겠다고 뛰어다니는 의사의 노고를 환자들은 안다.
어느 날 조 교수의 진료 예약에 사망 환자 보호자의 외래 진료 목록이 떴다. 대부분 ‘소송’의 신호다. 그러나 진료실에 들어선 보호자는 “너무 감사하다”며 90도로 고개를 숙였다. 보호자도 포기할 정도로 상태가 좋지 않았던 환자를 살리기 위해 미친 듯이 뛰어다닌 의료진의 모습에 감동한 것이다.
“보통 의사들은 환자를 살렸을 때 감사 인사를 받죠. 그러나 중증외상은 사망한 환자의 보호자에게도 종종 감사 인사를 받습니다. 늘 말이 없는(의식 없는), 피투성이 환자들을 치료하다 보니 의사는 정작 환자 얼굴조차 못 알아보는데, 살리고 싶다는 그 마음만은 다들 아는 것 같습니다.”
정진수 기자 je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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