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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깨어 있는 시간은 누구에게나 얼마간은 필요하다. 적지 않은 엄마들이 쏟아지는 잠을 뿌리치고 ‘미라클 모닝’을 하겠다고 책상 앞에 앉는 건 그만큼 혼자가 절실하기 때문이다. 고요 속에 홀로 있으면 오감이 활짝 열리고, 가벼운 흥분이 인다. 새벽이라는 시간이 나에게만 주어진 특권 같기도, 내가 쟁취한 소소한 성취 같기도 해서다.
이런 ‘홀로’의 시간은 아이들에게도 매혹적이다. 부모의 통제 없이 오롯이 혼자 누릴 수 있는 모험의 시간. ‘새벽 탐험’은 이런 시간을 처음 누려본 아이의 시선으로 푸르스름한 새벽 풍경을 담아낸 책이다.
초저녁 티브이를 보다가 잠이 든실적좋은주식
‘새벽’. 눈을 뜨니 새벽 3시 35분이다. 엄마를 깨우려 안방으로 건너갔는데, 그곳에서 아이처럼 자는 엄마의 모습을 본다. “이불 밖으로 빠져나온 발가락 세 개 반. 갑자기 머리카락을 먹네? 킥킥.” 낮에는 볼 수 없던 엄마의 모습. 새벽은 익숙한 것들을 새롭게 보게 만든다. 매일 보던 거실 스탠드를 보고 아이는 “컴퓨터 하는 엄마”를 떠올린다. 엄마의증권정보지
거북목이 꼭 구부러진 스탠드 같다. 천장에 붙은 팬(실링 팬)은 “아주 커다란 꽃잎” 같기도 “뒤집힌 내 의자 다리” 같기도 하다. 화분 속 나뭇잎들은 여러 개의 북으로 이뤄진 드럼을 연상시킨다. 눈길 한번 주지 않던 일상의 사물들이 아이를 끝없이 상상하게 한다.
만화 ‘jb스탁
새벽 탐험’ 속 주인공 새벽이가 처음으로 만끽한 새벽의 시간. 창비 제공.
새벽은 귀도 트이게 한다. “위이이이잉 냉장고가 잠꼬대한다.” 고요 속에는 냉장고의 숨소리도 제법 또렷하게 들린다. 변기 물 내리는 소리가 천둥처럼 우렁차게 들리고, 졸졸졸 샤워기 호스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에 화들짝 놀라기조선업종
도 한다. 매일 먹던 반찬도 새벽녘 어둠 속에선 새로운 음식이다. “이게 뭘까? 보들보들 보드라워(…) 콕 탱글탱글 뽀도독!” 시각이 제한된 새벽, 두부, 소시지 같은 익숙한 식재료들의 식감과 맛이 새삼 낯설다.
새벽이의 ‘새벽 탐험’은 창밖 누군가의 인기척으로 다른 국면을 맞는다. 블라인드에 비친 그림자에 홀린 듯 집 밖으로 나간 아이는스마트폰한국투자증권
사위어가는 달빛을 바라보는 고양이를 만난다. 그리고 잠시 후, 달이 자취를 감추자 온 세상이 노란 빛으로 물든다. “세상이 알록달록 선명하게 피어오른다.”
해가 뜨는 경이로운 순간을 지켜 본 그날, 새벽이의 하루는 조금 달랐을 것이다. 어른들만 알던 세상의 비밀을 알게 됐으니. 새벽을 누리면서 아이는 그렇게 어른이 된다.
최윤아 기자 a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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