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에서 벌어진 사상 초유의 대선 후보 교체 시도가 무산됐지만 그 파장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오직 ‘한덕수 옹립’을 위해 당 지도부가 한밤에 벌인 ‘밀실 쿠데타’는 정당 정치의 근간을 무너뜨린 반민주적 폭거다. 11일 오전 김문수 국민의힘 대통령 후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후보 등록을 하면서 20여시간 동안 진행된 ‘후보 교체 막장극’은 일단 막을 내렸다. 지난 10일 새벽 당 지도부가 김 후보의 자격을 일방적으로 박탈하고 한덕수 전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를 최종 후보로 지명하려 했으나, 당원들 대출이자 의 반대로 불발되면서 김 후보가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애초 당원과 지지자들이 선출한 대선 후보를 지도부가 끌어내리려 한 발상 자체가 오만한 것이었다. 김 후보가 경선 기간 동안 한 전 대행과의 단일화에 누구보다 적극적인 입장을 피력해놓고 선출된 뒤 말을 바꾼 것은 비판받을 만하다. 하지만 지도부는 정치력을 발휘하는 대신, 한 전 대행이 NH농협캐피탈 주장한 ‘11일 이전 단일화’ 일정에만 매달려 김 후보를 압박해왔다. 지도부는 지난 9일 김 후보와 한 전 대행의 단일화 실무협상이 무산되자 10일 0시45분께 김 후보의 자격을 박탈했고, 이어 후보자 등록 신청 공고(2시30분)→한 전 대행 후보 입당 및 후보 등록(3시20분)→한덕수 후보 확정(4시40분) 등이 전광석화처럼 진행됐다. 특히 대선 후보 등 퍼스트가계적금 록 신청 기한을 새벽 3시부터 4시까지 1시간만 허용하고, 접수는 국회 본관에서만 받는다고 공지했다. 구비서류는 32종에 이른다. 미리 준비된 한덕수 1인을 위한 ‘맞춤형’ 공고였던 셈이다. 단 4시간 동안 벌어진 후보 강제교체 시도를 제압한 것은 당원이었다. 애초 후보 단일화에는 80% 넘게 찬성했던 당원들은 지도부 주도의 비민주적 후보 교체엔 반대표를 학자금대출연체이자 던졌다. 친윤 주류의 오만한 행태에 대한 당원들의 심판이기도 하다. 이번 후보 교체 파동은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석열을 중심으로 한 친윤 세력이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벌인 ‘정치 쿠데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친윤계가 장악한 국민의힘의 내부 민주주의가 얼마나 취약한지를 거듭 확인한 것은 물론, 국민 세금을 지원받는 공당이 특정 세 기존대출자 력에 의해 사유화된 상황을 극명히 드러낸 사건이기도 하다. 이미 ‘내란 동조당’으로서 위헌 정당의 혐의를 받는 국민의힘이 과연 민주공화국의 정당으로서 존립할 가치가 있는지 심각히 되물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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