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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하남시 감일동에 있는 동서울변전소. 동해안에 텔레마케터 면접 서 오는 전기를 수도권 곳곳에 공급하는 역할을 할 핵심 설비가 될 전망이지만, 하남시가 증설 인허가를 미루면서 전체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전력
이 사업은 환경단체와 지자체 등의 반발 속에 송전선로가 지나는 구체적인 위치조차 애초 계획 땐 준공 시점 대학원 장학금 으로 잡았던 2019년에 정해졌고, 이후에도 주민들의 반대가 이어지며 준공 일정은 현재, 계획 대비 6년 7개월이 밀렸다.
그래픽=김현국
AI(인공지능) 등 글로벌 산업 재편 속 송배전망 건설은 국가 경쟁력을 좌우하 10등급이내 는 열쇠로 꼽힌다. 특히 우리나라는 발전소가 자리하기엔 인구가 밀집한 수도권에서 멀고 냉각수 확보, 연료 수입 등이 쉬운 동해안 등 비수도권이 유리하지만, 정작 대규모 전력이 필요한 반도체 공장이나 데이터 센터 등은 수도권에 몰리다 보니 이를 연결하는 송배전망의 중요성이 더 크다는 지적이다.
◇과학과 소통으로 괴담에 대응
주택공사 2010년대 초반 ‘밀양 송전탑 사태’ 이후 송배전망 사업이 주민들의 반대로 수년씩 밀리는 일이 다반사가 된 가운데 한전이 동해안~수도권 송전선로가 지나는 각 마을과 합의하는 데도 우여곡절이 끊이지 않았다. 적지 않은 주민은 철탑 화형식과 삭발식을 열면서 극심하게 반대했다. 한전은 송전선로가 지나는 구체적인 위치가 정해진 2019년을 시작으로 마을 한 곳 대구 아파트 전세 당 공식적인 협의만 10~15번씩 하는 등 동부 구간(울진~평창)에서 600여 차례, 서부 구간(평창~수도권)에서 500여 차례 주민과 만났다.
그래픽=김현국
특히 강원 홍천군은 막판까지 진통을 겪었다. 한전 직원들은 주민들에게 변전소 등 전력 설비 견학 기회를 제공하며 불안감을 덜어주려 했다. 전자파 피해가 크다는 오해를 불식시키려고, 주민들을 송전탑으로 초청, 실시간으로 전자파를 측정해 보여주기도 했다. 한전 관계자는 “과학적인 내용을 반복해서 알려 드리고, 이게 나라에 앞으로 정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한 것이 주민들이 마음을 돌리는 계기 중 하나가 된 것 같다”고 했다.
한전은 현지 주민들과 이런저런 계기를 만들어 자주 만나며 노력했다. 주무 부서인 한전 HVDC(초고압 직류 송전) 건설본부 직원 120명은 돌아가며 마을마다 살다시피 했고, 부녀회장과 노인회장, 마을 총무에 새마을 지도자까지 만났다. 평일마다 빵과 음료, 잔치국수 등을 준비한 간담회를 수차례 열었고, 주말에는 경조사와 마을 행사까지 챙겼다. 가족사진을 찍어주는 ‘찾아가는 사진관’을 운영하며 주민들에게 다가섰다. 2022년 울진 산불 때에는 주말에도 현장을 찾아 생필품을 전달하고, 복구를 도왔다.
작년 4월 한국전력 직원이 강원도 홍천군의 한 마을회관에서 부부의 사진을 찍고 있다. 한국전력은 가족 사진 촬영, 농번기 일손 돕기 등을 통해 송전탑이 들어서는 지역 주민들과 적극 소통하려 했다고 한다./한국전력
한 직원은 지자체 번영회장을 직접 만나기 위해 강원 정선군에 있는 해발 1560m 가리왕산 정상까지 올랐고, 주민들을 위해 경북 봉화에서 차로 편도 1시간 걸리는 경북 울진까지 달려가 회를 사오기도 했다.
한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변전소와 송전탑 인근 주민들에게 주는 지원금을 11년 만에 20% 가까이 올린 것도 합의와 무관치 않을 것”이라고 했다.
◇“주민들과 합의는 필수”
한전에 따르면, 제10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 따라 지어야 할 송전선 31곳 중 완공된 곳은 8곳에 그친다. 당진화력발전소~신송산(90개월), 신시흥~신송도(66개월) 구간처럼 수년씩 지연되는 사업이 속도를 내려면 주민들과 원만한 합의가 필수라는 것이다.
조홍종 단국대 교수는 “주민 합의를 이끌어낸 점은 박수받아 마땅하지만 이미 한전이 수년 전에 했어야 하는 일들”이라며 “계속 지연되고 있는 다른 송전선로 사업도 속도를 내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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