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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국토교통부·건설업계에 따르면 오는 6월부터 30가구 이상 공동주택을 건설하는 경우 제로에너지 5등급 인증이 의무화된다. 제로에너지 5등급을 받기 위해서는 ▲에너지효율등급 인증등급 1++이상 ▲에너지자립률 20% 이상, 40% 미만 ▲건축물에너지관리시스템(BEMS) 설치 등을 충족시켜야 한다. 건설사들은 아파트를 지을 때 고성능 창호와 단열재, 태양광 설비 등을 도입해야 한다.
서울의 한 아파트 단지 베란다에 태양광 오늘만특가 패널이 설치돼 있다./조선DB
건설사 내부에서는 제로에너지 인증제를 대비하기 위해 분주한 분위기다. 업계 불황에 자금조달 시장 경색 등 여러 문제가 산적해 있지만 제로에너지 인증제는 당장 공사비를 밀어올릴 요소라 반드시 대응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토부는 제로에너지 인증 의무화에 따른 공사비 증가폭을 행복성공 전용 84㎡ 기준 130만원 수준으로 예상하고 있다. 제로에너지 인증으로 가구당 22만원의 에너지 비용이 절감돼 약 5.7년이면 건설비용을 회수할 수 있다는 것이 국토부의 설명이다.
하지만 실제 아파트를 짓는 건설사들의 의견은 다르다. 전용 84㎡ 기준으로 최고 300만원은 넘게 오를 걸로 보고 있다. 공사비 상승으로 곳곳에서 분쟁이 일 새마을금고 이율 어나는 가운데 엎친 데 덮친 격이라는 게 건설사들의 속내다. 당장 이날 국토부가 밝힌 다음달 1일 기존 기본형 건축비(16~25층 이하, 전용면적 60~85㎡ 지상층 기준)는 ㎡ 214만원으로, 6개월 전보다 1.61% 올랐다. 이번 인상에는 간접공사비, 노무비 등이 반영됐다.
한 대형건설사의 관계자는 “지난해는 설계 부문의 중점 과제가 예비직장인 신사업이었는데 올해는 ‘제로에너지’로 바뀌었다”면서 “제로에너지 인증제 도입으로 공사비가 10%는 오른다고 본다”고 했다.
또 다른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고층 아파트가 늘어나는 추세인데, 고층의 경우 태양광 설치면적을 확보하기가 어려워 추가 공사비가 늘어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고 했다.
대형건설사들은 이미 매출원가율이 취득세 평균 90%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추가적인 공사비 인상을 우려하는 상황이다. 매출원가율은 2017~2020년 85~87% 수준이었는데, 지난해를 기점으로 시공능력평가 상위권 건설사를 기준으로 평균 90%를 넘어섰다. 현대건설과 금호건설의 경우 지난해 매출원가율이 각각 100.6%, 104.9%로 매출보다 원가로 지출한 돈이 더 많았다.
건설업계 고위 관계자는 “제로에너지 인증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언젠가는 도입돼야 하는 제도인 것은 인정한다”면서도 “하지만 지금 건설업계의 상황이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이후 최악으로, 그나마 공급되는 아파트들의 분양가가 더 오르거나, 공사비 갈등이 더 깊어질 수 있어 우려된다”고 했다.
박철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제로에너지 인증을 도입하기에는 시기가 좋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 “높아진 공사비를 발주처에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부가 원만한 합의를 위해 나서주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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