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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하루에 수백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시대, 사진 한 장에 1년을 공들이는 사람이 있다. 어디서 무엇을 찍을지 결정하고 준비하기까지 6개월, 맞춤 촬영 장비를 구성하는 데 3개월이 더 걸린다. 촬영은 하룻밤이면 끝나지만, 후보정에만 3개월간 공을 들인다. '별을 찍는 남자' 권오철 씨, 국내 유일의 전업 천체사진가다.
사진을 먼저 좋아했을까, 별을 먼저 좋아했을까. 그는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별을 먼저 좋아했다"고 말했다. 별을 좋아했고, 그 별을 찍기 위해 사진을 직장인 사업자 배웠다. 그는 "별을 좋아하지만 따올 수는 없지 않으냐"며 "사진을 찍으면 그래도 갖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대학 시절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카메라로 사진을 찍기 시작했다. 처음 찍은 건 15초 노출로 촬영한 별자리 사진이었다.
세계적으로도 전업 천체사진가는 10명 남짓인데, 권 작가는 실력이나 인지도 면에서 최고 실력자로 인정받는 사금융추가대출 다. 조선해양공학과를 졸업한 뒤 다니던 대기업을 퇴사하고 전업 천체사진가로 살아온 지도 15년이 넘었다. 그의 집 벽면에는 카메라 20대와 촬영 장비가 빼곡하고, 지금까지 찍어 온 사진들을 저장한 하드디스크가 즐비하다.
사진만 찍는 건 아니다. 최근 주력 콘텐츠는 오로라 가상현실(VR)이다. 오로라가 있는 하늘 전체를 360도로 담아 과학 직장인 햇살론 관 천체투영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VR을 만드는 것이다. 권 작가는 이 작업을 2000년대 초 시작해 전 세계 최초이자 유일한 천체 VR 감독이 됐다. SF 시나리오 공모전에 당선된 적도 있고, 천체 다큐멘터리를 촬영하기도 했다. '우주 콘텐츠 크리에이터'라는 직함이 누구보다 어울린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활동하는 이유에 대해 권 작가는 반납기 "밤하늘의 경이로움을 보여주겠다는 목표 때문"이라고 했다. 보다 생생한 전달을 고민하다 사진에서 VR로 나아갔다는 것이다. 그는 "사진을 보고 감격해서 우는 사람은 없었는데, VR로 하니 우는 이가 나오더라"고 했다. 경이로움을 최대한 잘 전달해 많은 사람을 울리는 게 목표다. 이런 철학은 후보정에도 영향을 미쳤다. 그는 "밤하늘의 색은 작가가 결정하는 것 농협중앙회 주택담보대출 "이라며 "내가 봤을 때의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기 위해 실제의 120% 정도로 보정한다"고 했다.
천체사진을 찍으려면 계획을 잘 세워야 한다. 6개월의 사전 준비가 제대로 돼 있지 않으면 1년간의 고생이 수포로 돌아간다. 일단 언제 무엇을 찍을지가 중요하다. 그다음은 부제가 필요하다. 천체사진은 대체로 배경이 함께 들어가는데, 어떤 배경을 찍는지에 따라 사진의 분위기가 아예 달라져서다.
촬영 장비도 구성해야 한다. 그는 망원경 4~5대를 연결해 새로운 촬영 장비를 만들어 사용한다. 밤하늘의 느낌을 생생하게 담기 위해서다. 카메라 여러 대의 화각을 계산하고 하늘을 빈틈없이 담는 건 대학에서 배운 공학적 지식 덕에 가능하다. 카메라에 습기가 차지는 않는지, 추운 한밤중에도 버틸 수 있는지, 최장 72시간의 촬영을 배터리가 버틸 수 있는지 등을 고민하고 대책을 마련한다. 권 작가는 "천체사진을 찍는 건 거대한 프로젝트라서 계획을 꼼꼼히 세워야 한다"고 했다. 그의 MBTI는 ENTJ, '계획 세우기를 잘하는 지도자' 유형이다.
1년이 넘는 촬영 과정에서 그를 가장 괴롭히는 건 추위나 어둠이 아닌 '인공위성'이다. 밤하늘에 인공위성이 너무 많아 천체사진에 흔적을 남기기 때문이다. 권 작가는 "모든 프레임에 인공위성이 보인다. 스페이스X가 스타링크 사업을 본격화한 4~5년 전부터 확연히 늘었다. 일일이 수작업으로 지우는데, 그것만 해도 3주가 걸린다"고 했다. 사실 대부분의 천체사진가는 인공위성을 지우지 않는다. 그럼에도 지우는 이유에 대해 "내가 보는 밤하늘은 그렇지 않으니까"라고 했다.
이렇게 공들인 사진은 홈페이지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저작권 없이 공개한다. 전업 작가로서 쉽지 않은 일이다. 권 작가는 "한 분이라도 더 아름다운 밤하늘을 봤으면 하는 마음에 무료로 공개하고 있다"면서 "향후 10년 치 촬영 스케줄이 다 픽스돼 있는데, 언제든 사진 보러 오시라고 열어 둘 생각"이라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친 권 작가는 '오로라 한 달 살기'를 하러 캐나다로 떠난다며 손을 흔들었다. 15년 차 전업 작가의 들뜬 표정이, 3월은 오로라의 계절이라고 말해주고 있었다.
[최원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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