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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지난 7일 오후 6시. 일본 오사카와 교토를 잇는 게이한 국도는 한국과 일본 국기가 새겨진 남색 모자의 행렬로 가득 찼다.
'21세기 조선통신사', '세계평화'라고 적힌 붉은색, 노란색 깃발들이 펄럭이며 현지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일부는 다가와 "무엇을 하고 있느냐"고 조심스레 묻기로 했다.
이들은 10회째를 맞은 '2 글로벌취업지원 1세기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 걷기' 행사에 참여한 한일 양국 시민 40명이다.
이날 오전 8시 오사카부 히라카타시에서 출발해 해가 질 무렵 교토에 도착했다. 참가자 중 10여명은 지난달 9일 서울 광화문에서부터 출발해 한 달째 길 위에 있다.
과거 조선이 일본에 파견했던 외교사절단인 조선통신사의 여정을 따라 걸으며 개인파산면책전문 '성실과 믿음으로 서로 교류한다'는 '성신교린'(誠信交隣) 정신을 계승, 발전시키는 게 목적이다. 특히 올해 행사는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도 있다.
'21세기 조선통신사 우정걷기회' 엔도 야스오(83) 회장은 "조선통신사는 일본의 에도 막부 시절 '평화 사절단' 역할을 하는 상징적 존재였다"며 "우리도 조선통신사의 깃발 한미캐피탈 을 들고 옛날의 평화와 우정을 되새기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일본 교토서 행진하는‘제10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걷기’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일본걷기협회 주최 '제10회 21세기 조선통신사 한일 우정걷기' 참가자들이 9일 오전 국민은행마이너스통장만드는법 일본 교토에서 행진하고 있다. 2025.4.9
일본 교토 향해 행진하는 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일본걷기협회 주최 '제10회 21세기 조선통신사 한일 우정걷기' 참가자들이 지난 7일 오전 일 국민주택 민영주택 본 교토 시내로 행진하고 있다. 2025.4.9
기자도 게이한 국도에서 이들과 합류해 산조역 부근까지 9㎞를 동행했다. 걷기 시작한 지 2시간이 지나자 배낭을 멘 어깨에서 통증이 느껴졌고 다리는 점점 무거워졌다.
하지만 대부분 60∼80대인 참가자들의 발걸음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배낭에 '꽃길'(花道), '우정'(友情), '평화'(平和) 등 각자의 염원을 담은 메시지를 적어 매달고 '21세기 조선통신사' 깃발을 따라 이동했다.
참가자들은 수시로 서로의 상태를 확인하며 힘을 불어넣었다. 기자에게도 서툰 한국어로 "괜찮아요?"라며 연신 "화이팅"을 외쳤다. 그간 지나온 길을 과거 조선통신사가 어떤 식으로 이동했을지 의견을 나누거나, 교토의 사찰, 벚꽃 등을 함께 감상하는 동안 국적과 언어의 장벽은 점점 낮아졌다.
엔도씨는 "조선통신사의 정신을 새기면서 같이 걷고, 먹고, 자고, 이야기하다 보면 친구가 될 수밖에 없다"며 미소 지었다.
2007년 1회 대회부터 꾸준히 참가해 온 엔요 교고(77)씨도 "처음엔 조선통신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우연히 동참했지만, 매번 좋은 친구들을 만나고 있다"고 했다.
구호 외치는 '제10차 조선통신사 옛길 한일 우정걷기' 참가자들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사단법인 한국체육진흥회·일본걷기협회 주최 '제10회 21세기 조선통신사 한일 우정걷기' 참가자들이 9일 행진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4.9
교토에서 하루를 머문 참가자들은 9일 오전 "고, 고, 레츠고!"라며 힘찬 구호를 외친 뒤 동쪽 구사쓰시를 향해 떠났다.
행진은 53일째인 오는 30일 도쿄 히비야 공원에서 막을 내린다. 총 이동 거리는 바닷길을 포함해 약 2천㎞. 걷는 구간만 약 1천158㎞다.
이 같은 대장정은 올해를 끝으로 마무리될 전망이다. 일본 주최 측 관계자들의 고령화 등을 이유로 향후 진행이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행사 단장을 맡은 허남정(73) 전 한일경제협회 전무이사는 "힘들게 닦아 온 길인 만큼 구간과 일정을 단축해 이어가는 방안도 논의하고 있다"며 "'산티아고 순례길' 같은 코스가 구성돼 젊은 층도 많이 참여하게 되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전했다.
boi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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