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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정재익 기자 = "명절특수? 기대 접은 지 오래입니다. 사람이 많아 보여도 물가 때문에 지갑은 열리지 않아요."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0일 정오께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건어물을 팔던 상인 고미혜(53·여)씨가 이렇게 말했다.
서문시장은 대구 3대 전통시장 가운데 시민 발걸음이 가장 많은 곳이다. 이날도 시장은 장을 보러 온 시민들로 북적였다. 곳곳에는 수산물과 과일, 채소류 등 다양한 식재료를 파는 좌판이 늘어서 있었다.
바빌론 하지만 북적이는 시장통 모습과 달리 호객 행위에 나선 상인들의 마음은 새카맣게 타들어 갔다. 높아진 물가 탓에 시민의 지갑이 도통 열리지 않아서다.
어떤 상인은 시민의 발걸음을 멈추기 위해 목청을 높이며 안간힘을 다했다. 목소리에 이끌려 상품을 살피던 한 시민은 구매 가격을 놓고 입씨름을 벌이기도 했다.
고 씨는 신용보증기금 창업대출 "상품 가격이 전체적으로 매해 올라 시민들이 구매까지 이어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며 "구매하더라도 3만원 어치 살 것도 1만원 어치만 소비해 매출이 반토막 난 실정"이라고 한탄했다.
인근 점포의 사정도 같았다. 채소를 판매하는 김순희(72·여)씨는 "배추와 무뿐만 아니라 채소 가격이 전체적으로 올라 시민들이 살 엄두를 못 내는 상황" 주택담보대출 소득공제 이라며 "이번 김장철에도 장사를 완전히 말아먹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대구=뉴시스] 정재익 기자 = 설 연휴를 일주일 앞둔 20일 대구시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과일을 판매하고 있다. 2025.01.20. jjikk@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사실때
대부분 상인은 "명절특수는 잊은 지 오래"라고 입을 모았다. 명절이 다가오면 방문객이 평소보단 많으나 예전의 대목 풍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여겨서다.
또 코로나19 이후 "조금 나아지지 않을까?"라는 희망이 있었으나 최근 물가 상승, 12·3 비상계엄 선포 사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중소기업진흥공단 경기지역본부 등 여파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대목'이라는 단어는 상인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분위기였다.
떡집을 운영하는 이모(73)씨는 "이날 시장에 보이는 손님들도 명절 준비보다 일상적으로 그냥 방문했을 것"이라며 "이제 명절특수는 기대도 안 한다. 그저 하나라도 더 팔면 참 다행이구나 하고 생각한다"고 토로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20일 대구 중구 서문시장에서 한 상인이 명절 차례용 제기 세트를 진열하고 있다. 2025.01.20. lmy@newsis.com
시민들은 물가 상승 이외에도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이 늘고, 차례상 재료 구매 방식이 변화하는 명절 문화 탓에 전통시장 소비 감소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전망했다.
휴대전화에 구매목록을 적어 온 주부 한미영(44·여)씨는 "온라인으로 구매하기 어려운 품목을 사러 왔다"며 "요즘은 주변 지인들도 인터넷으로 차례상 재료를 구매해 시장을 방문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대구=뉴시스] 이무열 기자 = 설 명절을 앞둔 14일 대구 북구 매천수산시장에서 시민들이 제수용품을 살펴보고 있다. 2025.01.14. lmy@newsis.com
대구지역 전통시장 상인들은 고물가와 경기침체 등으로 허덕이는 모양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대구경북본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대구지역 전통시장 체감 BSI는 49.4로 기록됐다. 전국 17개 지역 중에서는 7번째로 낮은 수치다.
체감 경기 악화 사유로는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55％, 정치적(계엄·탄핵 등) 요인 25.7％, 날씨·계절적 요인 9.1％ 등으로 나타났다.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현재 경기 수준에 대한 기업가의 판단과 전망을 조사한 통계다. 장기평균치를 기준값 100으로 해 100보다 크면 장기평균보다 낙관적, 100보다 작으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jikk@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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