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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미디어오늘]
▲윤석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비상계엄 당일 12월3일은 민주주의를 위해 언론자유와 미디어가 그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날이었다. 시시각각 올라오는 속보 기사와 방송 특보를 통해 내란 사태의 심각성을 확인하고, 국회 앞 상황을 알 수 있었다. 유튜브 라이브를 통해선 야당 대표의 입장을, 페이스북을 통해선 여당 대표의 입장을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미디어는 국회의장의 '월담'을 넘어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는 시민들의 열망을 공유했다. 언론이 위축되면 통신연체신용카드 국민도 위축된다. 하지만 우리는 이날 밤 언론을 통해 내가 갖는 분노의 정당성을 확신할 수 있다. 그 결과 용기를 얻은 시민들은 늦은 밤 국회로 향했고, 그들이 헌정질서를 지켜냈다.
KBS와 MBC를, 조중동을 군인이 점령한다고 언론이 통제되는 세상은 지났다. 마찬가지로 군부를 등에 업은 친위 쿠데타로 '한국식 민주주 자전거 거치 의'를 설파하던 세상도 지났다. 윤석열의 현재는 언론의 입을 틀어막는 정권의 말로가 어떠한지를 또 한 번 증명했다. 현 정부는 '언론장악 기술자' 이동관을 방송통신위원장에 임명하며 '2인 방통위'라는 정부 기관 마비를 자초했고, 비판 언론을 겨냥한 과잉 심의 제재는 법원에서 연전연패 중이다. KBS에선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을 '작은 파우치'라 불러준 앵 국민은행 적금 이율 커가 KBS 사장이 되었다. 공적 보도전문채널 YTN은 졸속 민영화되었고, 지역공영방송 TBS는 폐국이 눈앞이다.
뉴스타파 기자들은 초유의 '현직 대통령 명예훼손 혐의'로 불법적 압수수색을 당한 뒤 재판에 섰다. 대통령 연설을 짜깁기해 '양심고백' 풍자 영상을 만든 시민도 압수수색 이후 검찰에 넘겨졌다. 고등학생이 그린 풍자만화 '윤석열 동산담보대출 차'가 상을 받자 정부부처가 나서서 '엄중 경고'했고, 대통령경호처는 대통령 골프 현장 취재 기자의 휴대전화를 빼앗았다. 국경없는기자회 언론자유지수는 현 정부 들어 2년 만에 무려 19계단이나 하락했다. 2년 6개월간 대통령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한 24개 법안 중에는 거대 양당의 정치적 후견주의를 극복하기 위한 방송법 개정안도 있었다.
국민주택 민영주택 임기 초 야심 차게 홍보했던 도어스테핑은 사라졌다. 대신 시민사회수석이 MBC기자를 향해 “MBC 잘들어”라며 1988년 기자 테러 사건을 언급했고, 정무수석은 '무엇에 대해 사과한지 모르겠다'는 기자 질문이 “무례했다”고 막말했다. 돌이켜보면 대통령 윤석열이 기자들과 하고 싶었던 건 김치찌개 레시피 자랑뿐이었다. 기자들 앞에서 제대로 설명하고, 실정에 대해 사과할 시점만 제대로 알고 있었다면 오늘에 이르지 않았을 것이다. 자신이 수사했던 전직 대통령과 같은 꼴이 되고 싶지 않았다면 각종 지면과 화면에 담겨있던 '심리적 탄핵'이란 현실을 직시해야 했으나 저 어딘가 극우 유튜브 속에서 혼자 다른 세상에 살았다.
대통령 윤석열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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